이번 일로 상처를 받으셨을 싸이제로님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 전해드립니다.

요새 바쁜 나머지 여긴 전혀 손 못쓰고 있었는데... 이번의 사건을 보면서... 
그래도 한줄은 적어야 할 것 같아서 오랫만에 글 남겨봅니다.

싸이제로님, 한글화 계를 떠나다.

근래에 어떻게 보면 사소한 사건이었을지도 모르나 관련자 입장에서는 커다란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플스1(PS1)이나 세가 세턴(SS)이나 슈퍼 패미콤(SFC) 등의 게임을 아마추어 한글화 하시는
'싸이제로(cyjzero)'님이 몇일전 한글화 계를 떠나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모든 자료를 삭제하시고 한글화 계를 떠나신 싸이제로님의 블로그 

사건의 시작은 간단했습니다. 인터넷의 온갓 쓰레기 같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 D라는 업체에
(D업체의 모든 유저들이 그런건 아닙니다만, 일부 상대할 가치 없는 쓰레기가 모여서 문제가 많은 곳입니다)
어떤 유저가 싸이제로님을 사칭하며 욕먹을 행동을 했던 것으로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를 알게된 싸이제로님은 블로그에서 이 이야기를 썼고, 이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했을 무렵
사칭했던 것으로 보이는 그 유저가 댓글과 메일로 말도 안되는 써가며 싸이제로님을 공격하게 되었습니다.

싸이제로님에게 메일을 보낸 한 유저의 글

어떻게 보면 그냥 상대할 가치조차 없는 한 유저의 발언이었지만, 싸이제로님은 이에 대해서
대응 하신 이후 한글화에서 아예 손을 때겠다고 글을 남기셨었습니다. (현재 해당글은 지워짐)

모 유저에 대한 싸이제로님의 답변과 한글화에서 손을 땐다는 암시 

(라기보다는... 실질적으로 손 떼셨다고 보는게 좋을 겁니다)

사건만 놓고 보면 한 무개념 유저의 행동 때문이라는 간단한 이유 때문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때문만은 아닐겁니다. 자신의 노력과 최선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는 한글화 계의
문제점과 해결하기 어려운 현실을 깨달으셨고 그렇기에 그런 판단을 내리셨을 것이라 저는 보고 있습니다. 
즉, 설령 그 사건 때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언젠가 한글화 계를 떠나실 것이라 결정하셨을지도 모릅니다.

싸이제로님의 사건을 지켜보며...

사실 싸이제로님 뿐만이 아니라 한글화 계에서는 이런 전문성을 띈 유저분들이 하나둘 떠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대부분의 전문가 분들 (de****** 님, mg**** 님, Gp*****) 님등 외에 몇몇 전문가 분들은 모두 떠나셨죠.

이유는 간단할 겁니다
"아마추어 한글화 작업을 하는 이 현실이 매우 부적절한 환경이다.
내가 내 능력, 내 시간을 투자하여 한글화를 해도 고맙다는 소리를 들을지 못할 망정 욕을 먹는다. 
차라리 이렇게 욕먹으며 한글화를 할 바에야 내 능력을 다른데에 쓰는게 더 현실적인 것 같다."
아마 이런 것 때문이겠지요.

이 의견은 제 판단입니다. 제가 추측하여 대변하는 것이지 이 분들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적은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아시다시피 로컬라이징 작업은 많은 노동과 기술 그리고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고된 작업입니다.
특히나 보수 한푼 조차 안떨어지는 그런 말 그대로 '아마추어' 전문가가 하는거라 더욱 의미가 큽니다.

내가 그 게임을 좋아하고 그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같이 공유하고자 하는 차원에 한글화를 한것이지
그 이외에는 의미가 없습니다. 한글화를 통해 이익을 창출한 것도 아니고, 한글화하는 본인을 추켜세워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그저 단 한마디 '고맙습니다' 그거 하나 정도만 바라보고 하는 건데
저런 황당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 작업자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억울할만한 일인 상황이 된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찬양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고맙다는 한마디 받으려 하는 건데, 욕먹을 이유까지는 없다는 겁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 견해는 작업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거라는 건 이해합니다.
사회적인 시점에 따라보면 게임을 비합법적으로 조작하여 그것을 타인에게 제공하는 것 자체가
분명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관점도 존재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저도 일부 수긍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마추어 한글화가 불법복제를 조장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다만, 그런 불법복제 문제 논란은 현재 팔리고 있는 게임 정도에나 마찰이 발생하는 겁니다.
PS1이나 SFC 등 불법복제 문제가 되지 않을 법한 10년 20년 지난 레트로 게임마저
이런 논란에 넣는 건 옳은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들을 판단해볼때 사실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는 위의 모 유저는 상대할 가치조차 없다고 봅니다.
세상에는 워낙 다른 사람들이 있고, 개인 주장만 하고 알아듣게 이야기를 해줘도 못 알아듣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저 같은 경우 아예 상대조차 안하는데, 싸이제로님은 정말 친절하게도 일일히 대응을 해주셨습니다...)
틀린말 없이 이야기 하셨지만, 분명 글을 적으시면서 마음 속으로는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으셨을 겁니다.

이런 저런 상황에 신경쓰여서 대응하다보면 그 누구라도 지치기 마련입니다.
어쩌면 이런 모든 일련의 과정중에서 싸이제로님은 한글화 계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느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싸이제로님의 글들을 보며...

사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내용은 대부분 제 의견과 경험에 기초한 것입니다. 
다만, 몇일전 싸이제로님이 블로그에 제 이야기를 언급하셨을때...  
싸이제로님의 생각도 어느정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닉네임 언급이 없지만 모 블로거라는 사람은 저라는 걸 한눈에 알아봤습니다.

싸이제로님은 제가 동영상만으로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짐작하고 계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이런 글들과 제 견해 그리고 평소 싸이제로님의 아마도 이런 주변 상황등을 본 싸이제로님은
이미 이런 잘못된 한글화 계의 상황에 대해서 크나큰 싫증을 느끼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글화는 누구 좋으라고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작업자 자신이 그 게임에 대해 큰 애정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게다가 무보수로 거의 도움도 받지 않고 대부분의 분들이 혼자서 혹은 일부 몇몇 분들이 포함하여 진행하고 있죠
그런데데 번역이 문제라며 욕먹고, 한글화 한게 무슨 벼슬인줄 아냐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면서 한글화를 하는게 현실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 과연 정말 옳은 상황일까요? 4년간 한글화 계를 쭉 지켜보는 저 조차 그것을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상황이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이 현실, 어떻게 보면 주객전도가 된 이 상황을 보며 가끔 헛웃음을 터뜨립니다.

사실 한글화 하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들을 각오하고 합니다. 저 또한 이런 상황을 각오하곤 했었구요
하지만, 각오를 떠나서 이미 그런 상황들에 대해서 납득을 하는 사실이 자체가 저는 참 한심스럽다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로컬라이징 하는사람들이 대접받아도 시원치 않을 망정, 별의 별 말도 안되는 시덥지 않은 이유로 찬대 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목숨을 살려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 하는 옛 말이 있는 것처럼, 한글패치를 제공하는 상황을 너무
당연시하게 생각하는 몇몇 한 사람때문에 한글화는 항상 이렇게 골머리를 앓는 것 같습니다.

(가끔 겨우 한 사람때문에 왜 그러느냐 하면서 트집 잡는 분들도 있는데... 이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정말 사소한 것이라도... 그 사소한 사건 하나가 당사자에게는 큰 영향, 상처를 줄 수 있거든요.
아니 오히려 이런 생각을 갖는 다는 것 자체가 작업자들에게는 더 큰 충격을 주는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번 일로인해 싸이제로님은 정말 마음을 정하시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글화 계에서 그나마 정말 꾸준히 하시고 유일하게 존경할만한 분이 싸이제로님이었는데
앞으로는 이런 분은 더 이상 보기 힘들게 될 것이라 예상되는 이 상황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그동안 상처를 입으셨을 싸이제로님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다른 많은 분들이 위로와 글들도 남기셨지만... 분명 말 못할 그런 상처를 받고 물러나시는 모습이 
한글화 계에서 항상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던 제게는 너무 안타까운 일로 느껴졌습니다. 
싸이제로님은 한글화 계에서 가장 귀감이 되는 분이었고, 현역기기 작업자인 저마저 존경할만한 분이었습니다.
그런 싸이제로님에게 이러게 약소하지만 심심하나마 위로의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 일로 인해 많은 생각을 하시게 되셨을 것이고 어떻게 보면 지난 6년간 한글화 계에 몸 담으며 노력하신 것들이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그 모든 것들이 허사가 아니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고생하셨고 노력해주신 로컬라이징 전문가이신 싸이제로님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 드립니다.


- 정말로 몇 안되었던 국내의 로컬라이징 전문가 싸이제로님을 존경하며, 아마추어 로컬라이져 위네모
 


p.s 사용된 이미지는 외부 사이트의 자료를 찾아서 모아다가 남겼습니다.
혹시라도 이미지 사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될 경우 수정 조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